한달살기를 한다면 숙소의 위치가 상당히 중요하다.
더군다나 아기와 함께 지내면서 생활처럼 살아야 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3박 4일 정도 일정이라면
거리가 좋지 않아도 아침에 나갔다가 저녁에 들어오는 코스로 여행을 해도 괜찮았지만,
애아빠도 없는 상황에서 1달동안 아이 컨디션을 위해 낮잠도 중간에 잘 자주어야 하고 엄마 체력이 바닥나지 않으려면
호텔 선정이 아주 중요하다.
내가 묶었던 호텔은 풀만 호텔 이었는데 정확히는 레지던스 였다.
쿠알라룸푸르 내에서 풀만 호텔은 2군데(방사르, 그리고 내가 묶은 씨티센터)가 있는데, 내가 묶은 곳은 반얀트리호텔 바로 옆에 있는 곳이었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가격대비 이만한 곳은 없었다고 본다.
파빌리온몰과 연결된 호텔인 반얀트리 호텔 바로 옆에 있는 호텔이기 때문에,
파빌리온몰과 거리는 도보 3분 정도!
그리고 반얀트리 호텔과 비교해서 가격은 1/2정도 였다.
대체적으로 장점이 많았던 곳이어서 장점을 먼저 쓰고,
단점은 가장 하단에 써보려고 한다.
Pullman City Centre Hotel and Resid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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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만 호텔에서 반얀트리를 찾아가면 되는데,
보이는 사진은 풀만 호텔이고 나가서 오른 쪽으로 걸어가기만 하면 된다.
반얀트리 1층 로비에 엘리베이터가 있고 그걸 타면 파빌리온 몰 3층과 연결된다.
연결되는 곳은 파밀리온 쇼핑몰에서 이쯤(아래 지도에 빨간색 표시)이다.
여기서 에스컬레이터 타고 내려가면 바로 마트도 나온다.
반얀트리 투숙객이 아니어도 이 엘리베이터는 이용하는 사람이 많으므로,
눈치가 보이거나 부담스럽지는 않았다.
반얀트리에서도 이미 예상하고서 로비와 이 엘리베이터 공간을 유리벽으로 분리해둔 것 같다.
우리가 풀만호텔에 체크인하러 갔을 때,
2020년 1월 1일의 카운트다운 중이었다. 진짜..ㅎㅎ
10 9 8 7 6 5 4 3 2 1 0
Happy New Year!!!!
하더니,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엄청 크게 흘러나왔다. ㅎㅎ
싸이.. 아직 살아있네..ㅋㅋㅋㅋ
이 사진에서 왼쪽으로 가면 레지던스고, 오른쪽에 보이는 통로로 가면 호텔이다.
프론트는 같이 있다.
내가 지냈던 레지던스 객실인데 참 넓었다.
사진에 보이는 공간 말고도 책상이 한쪽에 따로 있었다.
객실 2개에 각 욕실이 딸려있고
현관문 바로 옆에는 세면대와 변기만 있는 화장실이 하나 더 있었다.
바닥은 카펫으로 깔려있어서 아이들이 뛰어다녀도 소음 걱정을 덜했다.
사실 아예 안했다.
윗층에서 들리는 소음을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옆 방에서 현관문을 세게 닫을 때나, 옆 방 화장실에서 물쓰는 소리만 가끔 들렸다.
아주 조용한 편이다.
카펫은 몇 년 전에 새로 리모델링한 것이라 깨끗했다.
또 어디를 리모델링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주방은 새것 같지는 않았다.
냉장고, 전자렌지, 가스렌지, 세제, 수세미가 구비되어 있다.
수세미는 우리가 가져간 걸 썼고,
고무장갑은 우리가 챙겨가서 썼다.
집게는 있었고 가위는 없어서 다이소에서 샀다.
숫가락과 포크, 칼은 있었고
젓가락은 따로 챙겨가서 썼다.
식기들은 아주 깨끗하지는 않았으나 쓸만 했다.
설거지 한 후에 그릇을 정리할 선반이 없었는데,
2주 정도 지나서 여자 분들이 방을 한번 청소해주시면서,
말없이 식기건조대를 설치해주고 가셨다.
역시 주부님들은 주부들의 마음을 잘 알.. ㅎㅎ
진작 요청할껄.. ㅎㅎ
두 객실 중 큰 사이즈의 객실은 한 면이 유리로 되어서 답답하지 않았다.
TV는 각 방에 하나씩 있었다.
블루투스가 되는 알람시계는 객실에 있었는데,
어차피 거실에서 음악을 많이 들어서 가져간 블루투스 스피커를 잘 썼다.
친언니와 조카둘과 같이 묶는 호텔이라서,
방 2개짜리 객실을 얻느라 객실 전체 면적이 크긴 했다.
첫날 밤에 호텔에서 작은 날파리 같이 나오길래,
(풀빌라도 아닌 곳의 호텔에서 이런 적은 없었기에)
프론트에 연락하여 방을 한번 옮겼는데,
컴플레인 후의 방 배정이라 그런지 레지던스에서 가장 큰 방을 쓰게 되기도 했다.
사실 그 날벌레는 매일 나오는 것이었고, 바퀴벌레나 다른 벌레는 본 적이 없기에
나중에 생각했을 때 별일 아니었던 거였다.
그래도 역시 호텔은 서비스가 좋듯이 우리에게 최선을 다해주었던 것 같다.
두 객실을 써보니,
환기는 할 수 있는 객실도 있고 할 수 없는 객실도 있더라.
말레이시아 호텔에 방충망은 없다고 하는데 벌레 걱정은 되어서
방충망도 좀 사왔는데 객실을 옮기면서 필요 없게 되었다. ㅎㅎ
아무튼 이 호텔을 호텔스닷컴에서 본 가격보다는 절반 수준의 가격으로 계약을 했다.
말레이시아 한달살기를 결심했다면 이미 알겠지만,
중간에서 호텔이나 어학원을 소개해주는 여러 업체들이 있고 나 역시 이를 통해서 계약을 했다.
편리하게 이런 업체들을 이용해도 좋은 것 같고,
개인적으로 호텔에 객실료를 딜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업체와 계약을 할 때에 하루 10벌의 세탁물을 서비스 받는 조건이 있었다.
현지에 가서 생활해보니 아주 유용했다.
빨래감이 더 많을까봐 호텔 근처의 빨래방도 검색해보았지만, 좀 거리가 있었다.
수거 배달도 해주는 것 같았지만 이마저도 귀찮아서 이용은 하지 않았다.
양말이나 속옷 정도만 스스로 빨래하면, 나머지는 맡기는 것으로 충분히 생활할 수 있었다.
빨래는 오전에 일찍 내놓으면 당일 저녁에 가져다주고,
늦에 내놓으면 다음 날 받을 수 있다.
다림질까지 해서 주기 때문에 아주 좋았다.
원래 있던 얼룩까지 지워진 걸 보면, 얼룩을 빼주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었다.
미처 빠지지 않는 얼룩은, 어떤 옷에 얼룩이 남은 상태라고 메모까지 남겨주었다.
세탁물은 완전 만족이었다.
다만 드라이크리닝을 해야 하는 옷들은 맡겨보지는 않았고 아마 불가한 것으로 안다.
조식은 호텔과 레지던스가 각각 따로 있었는데,
우리가 묶은 기간 동안 레지던스의 조식 식당이 리모델링을 하게 되어서
두 곳 모두 이용해보게 되었다.
당연히 호텔의 조식부페가 훨씬 다양하고 시설도 좋았다.
다른 여느 호텔에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 수준인 것 같다.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쌀국수와 요리들, 다양한 디저트들이 식사를 질리지 않게 했다.
레지던스의 조식부페도 화려하진 않지만 괜찮았다.
따뜻한 우유(아기에게 중요했던), 생과일, 생과일음료, 죽(좀 짜서 안먹은), 미소된장국, 빵, 씨리얼 등 먹기에 부족하지는 않았다.
앉은 자리에서 프렌치토스트 팬케이크 구운토마토를 곁들인 브런치 같은 간단한 아침식사도 주문이 가능했다.
카푸치노 카페라떼 등 커피도 종류대로 모두 가져다 주었다.
레지던스 조식부페의 장점은 편안함 인 것 같다.
호텔 조식부페는 다른 여행들과 마찬가지인 시끌벅적한 분위기였는데,
레지던스 조식부페는 매일 오던 사람만이 이용하기 때문에
직원들과 점점 친밀해져가고 고객의 성향을 파악해주기 때문에 편안했다.
우리가 식사를 할 때면 항상 K-Pop이 나오곤 해서 인기가 그렇게 많은가? 했는데
나중에 보니 우리가 들어오면 선곡을 바꾸고 있는 것을 보고서 직원들이 참 세심하구나 싶어 고마웠다.
어느 날부터 레지던스 뷔페에 있던
따뜻한 우유가 없어져버렸다.
직원에게 요청하니 친절하게 가져다주었다.
직원 덕에 조식을 편안하게 즐겼던 것 같다.
또 하나,
기대하지 않았지만 좋았던 점이 아이들 휴게공간과 수업 이 있다는 점이다.
낮잠을 재우느라 한번도 참석을 해보지 않았지만,
멀리 문화센터를 예약해놓고 못갈 일이 없이
그날그날 되는대로 참석이 가능한 곳이 있어서 마음이 평온(?) 했다. ㅎㅎ
아무 참가비나 예약 없이 참석이 가능했다.
더운 나라에 왔으면 즐겨야 하는 수영장.
레지던스와 호텔이 같이 쓰는 수영장이라서 좁지는 않았다.
미끄럼들 같은 놀이시설은 없었지만
유아들을 위한 얕은 물부터 성인을 위한 깊은 물까지 3개의 풀이 있어서 만족했다.
물 온도는 3개의 풀 모두 온수로 맞추는 건 아니어서,
3시가 넘어가면서는 서서히 온도가 떨어져서 추워지기도 했다.
이렇게 만족도가 높았던 이 호텔의 단점은 2가지가 있었다.
1. 담배냄새
2. 느린 청소
먼저, 담배 냄새는 환풍기를 타고 올라온다.
다른 방의 누군가가 담배를 피면 갑자기 객실에 담배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그럼 우리 객실의 환풍기를 켜면 담배냄새는 사라진다.
화장실의 환풍기는 항상 켜두는 게 좋다.
아기를 재울 때 갑자기 담배냄새가 나도 내가 인지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또 화장실 문을 닫아놓으면 환풍기 소리도 잘 들리지 않기 때문에.
그런데 거실에서 환풍기를 켜놓으면 좀 시끄럽긴 해서, 담배냄새가 날 때에만 환풍기를 켰다.
하루종일은 아니고 하루에 2-3번씩 그랬던 것 같다.
아기와 함께 있기 때문에 예민할 수 밖에 없는 문제인데,
좀 불편했지만 생활할 만은 했다.
이 풀만 호텔은 흡연객실 비흡연객실 있어서 선택이 가능한데,
레지던스는 이런 선택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
그런데 풀만 호텔의 흡연객실에 한 3시간 있던 적이 있는데,
진짜 담배냄새가 장난 아니다.
계속 난다.
레지던스에서 나는 냄새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구나 싶었다.
두 번째로, 느린 청소 다.
9시쯤 클린업을 해주러 객실에 한번 방문하는데
반드시 이 때 청소를 받아야 했다.
한 번은 9시에 나갈 준비 중이어서 나중에 청소를 해달라고 하고 10시쯤 나갔는데,
4시까지 청소가 안되어서.. 정말 난감했었다.
아기는 마침 아픈 날이고 낮잠도 재워야 했는데
프론트에 요청해도 순서대로 청소하겠다는 답변만 주어서,
12시부터 호텔 로비 식당에서 밥도 먹고 시간도 보내고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프론트에 정말 강력하게 항의했다.
여러 직원들이 상의하더니
레지던스는 방이 없고 호텔 흡연객실만 남아있어서 이것만 제공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래서 흡연객실은 처음으로 이용하게 됐는데 아기는 잘 잤지만 담배냄새는 심하더라..
이 두 가지의 단점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호텔은 위에 언급한대로 대부분 만족했고 괜찮았다.
아, 녹물은 이 호텔 역시 나왔다.
이건 아마 에어비앤비로 녹물필터를 장착한 집을 빌리지 않는다면
어느 호텔에 가도 마찬가지일 것 같아서 이 호텔의 단점은 아닌 것 같다.
녹물은 한국에서 파는 녹물필터를 사갔더니 해결되었다.
제품 2가지를 사갔는데 정말 그러길 잘했다.
한 객실인데도 수전에 따라 서로 다른 회사 것이 맞기도 했다.
이 부분은 짐싸는 포스팅에서 다시 언급 해야겠다.
그럼 다음 포스팅에 만나요~